책 리뷰

[책, 영화 예고편으로만나다] - EP4.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맘 먹은 대로 살면 벌어지는 일│구독 100명 감사드립니다!

SEA OTTER'S BOOKSHOP 2019. 6. 28. 18:04

열역학 제 1법칙. 에너지는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에너지는 형태를 바꿀 수 있으며 이곳에서 저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1968년 여름, 캘리포니아 주의 랭커스터. 12살의 소년 짐은 침대 밑 나무상자에 넣어 둔 물건 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아빠에게 선물 받아 특히 좋아했던 마술용 플라스틱 엄지손가락 ‘TT’가 사라졌던 것입니다. 짐은 오렌지색 스팅레이 자전거를 몰다가 우연히 발견한 ‘선인장 토끼 마술가게'로 들어갑니다. ‘여기라면 플라스틱 엄지 손가락이 있을지도 몰라.’

가게에선 할머니 ‘루스’가 환한 미소로 짐을 맞아주었고, 짐 역시 까맣게 썩어버린 뻐드렁니를 내보이며 웃어주었습니다. 루스는 아들이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가게를 맡아주고 있었기에 마술에 관해서는 하나도 몰랐다고 했지만, 짐의 플라스틱 엄지손가락 마술 이야기를 상냥하게 들어줍니다. 그러고선 앞으로 6주간 랭커스터에 있을 예정이니 매일 이 곳에 와 자신에게 마술을 배워 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합니다.

루스를 따라 가게 뒤편 사무실로 간 짐은 몇 주간 ‘몸의 긴장 풀기’, ‘마음 길들이기’, ‘마음 열기’라는 세 가지 마술을 배우게 됩니다. 마음을 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엄마는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약을 과다 복용하고 쓰러져 몇 번이나 병원에 실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월세가 밀려 집에서 쫓겨나는 일도, 동네 불량배들의 협박을 받는 것도 일상이었습니다. 마음을 달래도 12살 짐이 통제할 수 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던 것입니다.

 

루스는 아이작 뉴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버지 없이 미숙아로 태어난 뉴턴은 새아버지가 어머니를 협박한 후부터 분노에 가득 찬 10대 시절을 보냅니다. 어머니는 뉴턴이 농부가 되길 바라 학교를 그만두게 했는데, 선생님의 적극적인 만류로 뉴턴은 학교로 돌아갑니다.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던 뉴턴은 최고 점수를 받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복수를 했고,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한 후 허드렛일로 학비를 충당하다가 세상을 바꾸는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루스는 마음을 여는 법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하면서 짐이 원하는 열 가지 목록을 적게 합니다. 다음날 아침, 짐이 루스에게 준 메모장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1.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2. 크리스랑 데이트 계속 하기 3. 대학 가기 4. 의사 되기 5. 100만 달러 6. 롤렉스 시계 7. 포르쉐 8. 저택 9. 섬 10. 성공

루스는 짐이 진짜 의사가 되고 싶다면 의사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매일, 매주, 매달, 해마다 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려야만 진짜 현실이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6주의 시간이 흐르고 루스와 짐은 작별인사를 합니다.

짐은 열 네 살 때부터 매주 토요일, 3년 동안 스카우트 대원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느 날 짐은 술에 취해 구치소에 들어 온 아빠를 봤지만, 침착하게 사고를 처리합니다. 짐은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들의 행동은 내가 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고, ‘나는 나의 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짐은 마음을 충분히 훈련시킬 수 있었지만, 졸업을 코앞에 둔 시점에도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 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한 번은 과학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UC어빈 대학교에 지원할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너는 어느 대학교로 갈 거니?” 잠시 고민하던 짐은 답합니다. “나도 UC어빈에 가려고” 친구가 건네 준 여분의 입학지원서류를 받고 UC어빈에 지원한 짐은 얼마 후 당당히 합격서류를 받습니다.

UC 어빈 3학년, 첫 의대 면접을 봤을 때 짐은 성적 미달로 떨어졌지만 1년도 채 안되어 툴레인 의대에 합격할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의사의 길을 걷게 됩니다.

월터 리드에 있는 육군 병원 신경외과에서 레지던트로 순환근무를 시작하자 곪아왔던 문젯거리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루스의 마술만 있다면 자신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을 품게 되었고, 그의 태도가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며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켰던 것입니다. 어렸을 적 원했던 열 가지 목록 중 이미 절반 가까이를 지운 상태에서 그는 자신만만했고, 심지어 뇌를 다루는 엘리트 의사라고 자신을 치켜세우며 더욱 오만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늘 잠과 압박에 시달리며 교대근무를 해오던 짐은 동료들과 방탕한 생활로 분풀이를 시작합니다. 술, 마약, 반쯤 벗은 여자들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이 늘면서, 짐은 점점 루스의 마술을 연습하는 데에 게을러지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마술에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해버리기까지 합니다.

10월의 안개가 낀 어느 날 밤, 마약에 취한 채 도로를 달리던 동료들과 짐은 20년도 더 된 차의 바퀴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심한 커브길에 부딪힙니다. 짐은 복부 부상으로 인한 소장 횡단 절개, 비장 파열, 요추 부위 척추 골절 진단을 받고 긴 수술에 들어갑니다.

수술이 이루어지던 시점 이었을까요? 짐은 좁은 강 아래로 둥둥 떠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앞에서는 밝고 하얀 빛이 보였는데, 강 옆으로 가족들과 루스, 오렌지색 자전거, 하얀 가운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빛은 점점 따뜻해지며 커졌고 짐은 그 빛과 합쳐지려고 다가갔습니다. 빛과 합쳐지기 직전, 그는 모니터 신호 소리를 들으며 의식에서 깨어납니다.

2000년 캘리포니아 주 뉴포트 비치. 마흔 네 살의 나이에 오렌지 카운티에서 가장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가 된 짐은 의사의 타이틀을 버리고 7,500만 달러 가치의 주식을 보유한 에큐레이의 CEO를 맡게 됩니다. 그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세금을 절감하는 한 방법인 ‘취소불가능한 확정형 공익신탁’을 개설합니다. 주식을 HIV와 에이즈 프로그램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죠. 그러다 다른 회사에 투자했던 자금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는 파산 직전에 빠지게 됩니다.

에큐레이 주식은 이미 취소불가능한 상태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집과 자동차 등 돈 되는 것이면 모두 팔았지만 짐은 빚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일만 하다가 사람과 인간관계를 무시하며 살아온 짐은 그제서야 루시의 마법을 떠올립니다. 그는 어렸을 적 특별한 물건을 모아두던 나무상자를 열어봅니다. 열 두 살 때 적었던 열 가지 목록들을 모두 이뤘지만 한 순간에 깡그리 사라져버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공익신탁을 제안했던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 옵니다. "박사님, 신탁서류가 공식적으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실무자들이 깜빡 놓친 것 같습니다. 박사님은 신탁을 진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탁을 취소한다고 하면 다시 백만장자가 될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이미 자선단체에 기부를 약속했기 때문에 짐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자선단체 기부담당관의 말을 떠올립니다. 문서에 상당한 금액의 기부를 서명하고도 취소하는 사례가 번번이 있다고 말이죠. 무리하게 기부하지 않아도 문제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만약 여러분이 짐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요?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In to the magic shop에서 그가 한 결정이 무엇인지, 이 선택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