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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줄 알았던 어플에서 은밀한 사진이 유출되었다│코딩하는 소녀(클릭드:Click'd)│타마라 아일랜드 스톤│청소년문학│성장소설│10대/우정/어플리케이션/코딩/개발자/소프트웨어 본문

책 리뷰

완벽한 줄 알았던 어플에서 은밀한 사진이 유출되었다│코딩하는 소녀(클릭드:Click'd)│타마라 아일랜드 스톤│청소년문학│성장소설│10대/우정/어플리케이션/코딩/개발자/소프트웨어

SEA OTTER'S BOOKSHOP 2020. 1. 13. 15:37

 

https://youtu.be/mtEmXIsewRw

 

적막이 흐르는 강당 뒤, 앨리는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는 소리를 듣고 무대 앞으로 올라 갔습니다. 이 곳은 여름방학 동안 진행된 코딩캠프, 일명 코드걸스의 최종 과제 발표 진행 현장이었습니다. 앨리가 직접 개발한 게임의 이름은 클릭드. 클릭드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추천해주는 어플입니다. 관객 200명이 어플을 사용하자, 좌석 앞 뒤에서 ‘블룹!’ 소리를 내며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뒤에 있는 남자가 다가와 휴대폰을 맞대자, ‘우후!’ 하는 소리를 내며 친구 순위판이 떴죠.

관객들의 환호성이 강당에 울려 퍼지자, 앨리를 지도한 슬레이드 선생님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얼마 후에 있을 ‘좋은 세상을 위한 게임 대회’에 출전해보겠냐고 권유했죠. 앨리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이 대회는 슬레이드 선생님이 교편을 잡기 전 근무했던 대기업 스파이글래스에서 후원하는 대회로, 선생님은 매년 학생 한 명을 출전시켰죠. 앨리는 스파이글래스의 나오미 회장에게 대상을 받는 상상을 하며 코딩캠프를 떠났습니다.

며칠이 흘러 머서 중학교 2학년 가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앨리는 절친 조, 매디, 에마에게 클릭드를 소개했죠. 어플의 묘미는 물음표가 떠 있는 순위판 채우기였습니다. 사용자는 힌트 사진을 보고 순위권에 든 친구를 직접 찾아야 했죠. 힌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사진이기 때문에 친구를 찾는 재미를 증폭시켜주었습니다. 마침내 둘이 만나 휴대폰을 맞대고 '우후!’ 소리가 나면 순위가 밝혀지는데, 자동으로 카메라가 켜져 둘의 셀카를 찍게 합니다. 이 사진은 일명 ‘클릭픽’이라고 불리며 전체 사용자들도 볼 수 있게 됩니다.

개학 후 첫 컴퓨터 시간이 되자, 슬레이드 선생님은 앨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줍니다. 네이선 역시 좋은 세상을 위한 게임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었죠. 분명 한 명만 출전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던 앨리는 선생님의 간청으로 한 명이 더 추가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나쁜 소식은 추가된 사람이 앨리 자신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네이선은 이미 앨리보다 한 달 빨리 출전이 결정되어 있었죠. 자기보다 늘 앞서 나가는 네이선이 앨리는 싫었습니다.

슬레이드 선생님은 컴퓨터 반 아이들에게 어플을 소개하라고 시켰습니다. 먼저 네이선이 만든게임 ‘빌트’를 발표하기로 했죠. 빌트는 마을 이웃들을 도와주고 받은 포인트로 건축재료를 구매하여 가상의 집을 건설하는 게임입니다. 집을 건설할 때마다 1달러를 기부할 수 있으며, 이 돈은 스파이글래스가 후원할 예정이라고 했죠. 이어 앨리가 어플을 소개하자,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며 당장 쓰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앨리는 어플을 공개하다가 오류라도 발생하면 토요일 발표를 망쳐 버릴까봐 걱정했습니다. 마침, 반 친구 중 한 명이 앨리의 자존심을 긁는 말을 했고 오기가 생긴 앨리는 반 전체를 어플에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단 며칠 만에 천 이백명이 넘는 아이들이 어플에 가입했습니다. 머서 중학교의 전체 학생수만 해도 900명인데, 다른 동네까지 소문이 퍼져 사용자가 급격하게 는 것이죠.

우려와 달리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성공사례가 등장했습니다. 크리스 오빠에게 말도 못 걸던 매디는 클릭픽을 찍으며 오빠와 친해졌죠. 비록 순위는 낮았지만 친해졌다는 사실 자체가 선한 영향력을 입증했습니다. 앨리는 긍정적인 사례를 모아 게임 대회에서 발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렇게 며칠 간 전교생의 관심을 받아 온 앨리는 조에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에마와 비밀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화면을 캡쳐했는데 이 사진이 클릭디 힌트사진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와이엇이라는 친구가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죠. 분명 힌트는 인스타그램에서만 추출되어야 하는데 왜 카메라 앨범에서 사진을 추출한 것일까요? 비록 1%의 가능성이었지만 사용자가 늘수록 에마와 같은 피해사례가 또 발생할 수 있었죠. 치명적인 오류를 당장 고쳐야만 했습니다.

앨리는 에마에게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비밀로 부치고 매일 점심 컴퓨터실로 뛰어가 코드를 손봤습니다. 네이선도 매일 컴퓨터실에 앉아 있었는데, 그 역시 빌트에 생긴 치명적인 오류를 고치는 중이었죠. 어쩌면 서로의 오류를 해결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앨리는 협력을 제안합니다. 코드걸스 캠프의 경험을 발휘하자, 앨리는 빌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선도 앨리의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하죠.
 
다음날, 네이선은 인쇄물 한 장을 앨리에게 건네줍니다. 색색의 형광펜으로 삭제할 코드와 수정할 코드를 구분한 내용이었죠. 발표가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앨리는 종이를 받아 들어 늦은 밤까지 코드를 바꾸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플 업데이트 공지를 띄우고 등교한 앨리는 스쿨버스에서 아이들의 질문세례를 받습니다. 순위판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는데 어떻게 된거냐는 질문이었죠.
 
앨리는 네이선을 찾아가 엉터리로 가르쳐 준거냐며 따지고 들었습니다. 네이선은 마지막 코드 줄을 제대로 수정한 게 맞는지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앨리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을 거쳤고 네이선에 대한 의심은 커져갔습니다. 발표가 24시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앨리는 예전 코드로 복구 할 지 말 지를 고민했지만 예전 코드를 복구하는 건 절친 에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순위판 오류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기로 맘 먹은 앨리. 교장선생님은 앨리가 오류 수정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루 수업을 빼 주었습니다. 그치만 밤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오류는 해결되지 않았고 어플이 꺼지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결국 앨리는 선생님에게 출전을 포기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죠. 부모님과 친구들은 상심에 빠진 앨리를 격려해주었습니다.

발표가 시작되었고, 심사위원들은 아홉 소년∙소녀들의 발표에 큰 박수갈채를 보내주었습니다. 잠시 뒤, 스파이글래스의 나오미 회장이 1등을 발표했습니다. 1등은 저개발 국가에 맑은 물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윌스 웨이’가 선정되었죠. 단순하지만 오히려 그 점에 높은 평가를 받은 듯했습니다.

결과를 받아들이던 네이선에게 곧 좋은 소식이 생깁니다. 대기업 스타더스트의 임원들이 몇 가지 조건을 달성하면 투자를 하겠다고 제안한 것이죠. 빌트의 첫 달 다운로드 수가 이천 회를 넘는 조건이었습니다. 한편, 앨리에게도 좋은 소식이 생겼습니다. 네이선이 건내 준 인쇄물의 마지막 코드를 다시 확인했더니 삭제하지 말아야 할 코드를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코드를 수정하니 천 이백명의 데이터가 복구 되었고 힌트 사진 오류도 해결되었습니다.

다음 날, 앨리는 천 사백명이 넘는 사용자의 퀴즈 데이터를 분석해 빌트를 선호할 만한 사람들을 구분했고, 이들에게 빌트를 추천하는 알림을 띄웠습니다. 그 후 아이들은 하루 종일 클릭드와 빌트 얘기만 했죠. 네이선은 스타더스트가 제시한 조건을 금방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앨리는 힌트 사진 오류로 인해 피해를 입고 어플을 삭제한 아이들을 찾아가 일일이 사과했습니다. 네이선과의 관계도 회복하면서 책은 끝이 납니다.

다소 신선한 소재인 코딩을 주제로 한 클릭디 이야기는 실리콘밸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타마라 아일랜드 스톤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신선한 소재를 다룬 성장소설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보통 사람들은 15살을 중2병에 걸린 시기라고 말합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라 독특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시기를 병으로 조롱하기 보다는 코드걸 앨리처럼 문제해결능력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