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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진짜 진짜 마지막 편(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4~5편│더글러스 애덤스│영화원작소설/갤럭시 본문

책 리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진짜 진짜 마지막 편(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4~5편│더글러스 애덤스│영화원작소설/갤럭시

SEA OTTER'S BOOKSHOP 2020. 2. 25. 20:58

https://youtu.be/A3484Vg1LUM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진짜 진짜 마지막 편’은 시청자 분의 요청을 받아 만든 영상입니다. 1편~4편 영상을 먼저 보고 오시면 좋긴 하지만, 보고 오지 않으셔도 될 정도로 충분히 혼란스럽습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돌 언덕 위에 선 한 남자. 그는 힘겨운 듯 말했습니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이제 서로 좀 잘해주는게 어때요?” 망치로 못을 박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남자의 비명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로부터 이천년 후, 영국 릭먼스워스(Rickmansworth)에서 펜처치라는 이름의 여자가 홀로 홍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멍 하니 생각에 빠져 있던 그녀는 문득 어떻게 하면 세상이 멋지고 행복한 곳이 될 수 있는지 깨달았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자, 노란색 우주선이 하늘을 채우더니 지구에 끔찍한 대참사를 일으켰습니다.

 

아서는 영국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은하계 이곳 저곳을 히치하이크하다 겨우 낡은 통나무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서는 지난 8년 간 지구의 시간이 불과 6개월 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깨끗한 스웨터와 코듀로이 바지로 갈아입고 침실로 들어선 아서는 방의 어딘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자세히 보니, 책상 위에 광택이 나는 회색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죠. 상자 속에는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고마웠어요.’라고 섬세하게 새겨 놓은 어항 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서는 어항에 물을 받고 귀에 꽂아 둔 외계어 번역기 ‘바벨 피시’를 꺼내 안에 넣어둡니다. ‘이제 더 이상 쓸 일은 없겠지.’

 

아서는 근무하던 BBC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머리가 좀 돈 것 같으니 좀 더 있다가 복귀해도 괜찮을지 물어봅니다. 담당자는 흔쾌히 말했죠. “당신처럼 머리가 돌아버린 사람이 방송국에 많으니 이해합니다.” 휴가 기간 동안 그는 토끼 뼈를 수염에 끼우고 살았던 동굴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애플 컴퓨터와 고가의 천문학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동굴을 탐색하던 아서는 영국 런던 이즐링턴에 위치한 동굴같은 마구간 집에 도착합니다.

 

문이 열리자, 낯 익은 얼굴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얼마 전 히치하이크했던 차 뒷자석에 쓰러져 있던 여자였죠. 깜짝 놀란 아서에게 여자는 웃음을 지어 보였고, 자신의 이름을 펜처치라고 소개합니다. 아서는 펜처치의 눈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요, 둘은 대화를 나누다 서로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구의 대참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었죠.

 

펜처치는 릭먼스워스의 작은 카페에서 홍차를 마시다 어떤 메시지를 떠올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죠. 그녀는 아서에게 그 메시지를 함께 알아내는게 어떻냐고 제안합니다.

 

곰곰이 생각에 빠진 아서는 종이를 꺼내 무언갈 끼적이기 시작했습니다. 북북 지운 글씨들 사이로 길다란 주소가 보였습니다. ‘은하구역 QQ7 액티브 J 감마. 자르스 항성. 프릴리움타른 행성. 세보르베우프스트리. 쿠엔툴루스 쿠아즈가르 산맥’ 이 곳은 창조주가 피조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가 적힌 곳이었죠. 프락이 죽기 전 아서에게 알려준 주소였습니다. 아서는 펜처치와 함께 그 곳으로 가 메시지를 확인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펜처치와 함께 낡은 통나무 집으로 돌아 온 아서는 바벨피시를 귀에 다시 끼웠습니다. 그리곤 집 앞 잔디밭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우주선을 잡아 타기 위해서였죠. 순간 아서는 15년 간 지구에 표류하면서 이 짓을 하던 외계인 친구 ‘포드 프리펙트’의 행방이 궁금해졌습니다.

 

둘이 우주선을 기다리는 동안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선 계속 비행접시 이야기가 흘러 나왔습니다. 지름 1km에 가까운 은색 비행접시가 런던 해러즈(Harrods) 백화점을 파괴했다는 소식이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서는 언덕 저 멀리서 술에 잔뜩 취해 걸어오는 포드를 발견합니다!

 

포드는 아서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은색 우주선에 잠입해 은하계를 밀항하던 포드는 무려 수신자 부담으로 아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받지 않아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술을 잔뜩 마시고 무인 조종실로 들어선 포드는 홧김에 운전대를 돌렸고 정신을 차리니 런던의 고급 쇼핑가 나이츠브리지(knightsbridge)에 처박힌 상태였다고 했죠. 그 말을 듣고 있던 펜처치는 그 우주선을 타고 함께 우주로 갈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셋이 탄 택시가 우주선 앞에 도착했습니다. 포드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주머니에서 대 여섯 대의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를 꺼냈습니다. “워크맨이다! 워크맨이다!” 사람들이 처음보는 물건에 눈이 휘둥그레져 있는 사이, 아서와 포드 그리고 펜처치는 우주선 깊숙이 잠입해 엔진을 가동시킵니다.

 

아서와 펜처치 둘은 세보르베우프스트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붉은 평원이었죠. 간이매점에서 메시지 불꽃으로 구운 초코퍼지를 먹고 기념사진을 강매당한 그들은 잡다한 물건들을 손에 쥐고 흙먼지 사이를 걸었습니다. 아서는 저 멀리서 몸을 절며 기어가는 로봇 하나를 발견하는데요, 가까이서 보니 마빈이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아. 고통도 너무 많아. 고통을 겪을 시간도 너무 많아. 너무 힘들어 죽어버릴 것 같아.” 마빈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아서와 펜처치는 연신 기침을 해대는 마빈의 양 팔을 붙잡고 쿠아즈가르 산맥을 오르기로 하죠. 전망대에 도착한 그들은 마빈을 들어올려 망원경 앞에 얼굴을 갖다댔습니다. 마빈은 불꽃으로 둘러싸인 메시지를 유심히 쳐다보며 한 글자씩 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불”…”편”…”을”…”끼”…”쳐”…”드”…”려”…”서"..."죄"..."송"..."합"..."니"..."다"...글씨를 다 읽자마자, 마빈의 껌뻑거리던 눈빛은 완전히 꺼져버리고 맙니다.

 

이 곳은 사쿠오-필리아 헨샤 행성의 시리우스 사이버네틱스 사옥 앞입니다. 사이버네틱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출판한 회사죠. 포드 프리펙트는 출판사의 책임편집자가 자신을 부른다는 호출을 받고 이곳에 찾아 왔습니다. 포드는 까다로운 보안검사가 귀찮아 빌딩 통풍구로 몰래 들어가다가 작은 멜론 크기의 보안로봇에게 들킬 뻔합니다. 다행히 로봇을 보자마자 타월을 씌워 당황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순식간에 논리회로 덮개를 열어 로봇을 조작했습니다. 보안로봇은 이제 욕을 먹든 말든 꼴꼴대면서 항상 행복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책임편집자 밴 할은 사무실로 들어온 포드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할은 포드에게 레스토랑 평론 칼럼을 쓰라고 지시하며 법인 카드 ‘다인-오-차지’를 던져 줍니다. 포드는 신용카드를 집으려고 책상 쪽으로 돌진했는데, 그 모습에 너무 놀란 나머지 할은 방탄유리에 머리를 부딪히고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포드는 가져갈 게 없나 하고 할의 옷주머니 속을 뒤지다 신기한 홀로그램 카드 조각을 발견합니다. 이 조각은 만능 신분증 '아이덴트-아이-이즈'였죠. 홍채인식, 지문인식, 망막인식, 유전자 분석 과정을 이 카드 조각 하나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포드는 책임편집자 밴 할의 신분증과 보안로봇을 이용해 건물의 비밀공간까지 마구 휘젓고 돌아다닙니다.

 

짧았던 건물 여행을 끝낸 포드는 신분증을 돌려놓기 위해 밴 할의 사무실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문을 열자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민달팽이처럼 생긴 괄태충 사내가 어깨에 로켓발사 장치를 매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괄태충 사내가 어깨에 있는 로켓을 포드에게 조준하고 화염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포드는 몸을 날려 방탄유리를 깨고 탈출합니다.

 

포드는 바닥을 향해 초속 9미터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불과 3초 뒤면 바닥에 뭉개질 터였죠. 옆을 보니 보안로봇이 꼴꼴 웃으며 그와 나란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콜린!” 포드는 보안로봇을 보고 소리쳤습니다. 콜린이 말을 듣지 않자, 그는 콜린이라는 이름을 입 밖으로 처음 내뱉었다는 걸 깨알았습니다. “이리로 와!” 포드는 타월로 감싼 콜린을 밧줄삼아 대롱대롱 매달린 덕분에 아까보다 바닥에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니 이름은 이제 콜린이야. 올라라 콜린!” 콜린은 포드의 명령을 듣고 올라가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힘이 너무 약했습니다.

 

땅에선 괄태충 사내가 포드를 겨냥하고 로켓을 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상에 닿기까지 5미터도 채 남지 않았을 때, 포드는 신발 한 짝을 벗어내 로켓이 신발을 겨냥하도록 유인했습니다. 로켓은 곧 땅으로 쳐박혔고, 땅은 폭발하면서 불쾌한 공기덩어리를 하늘로 솟구쳐 올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포드는 자신이 13층 창문턱에 앉아 있음을 알아챘습니다. 방탄유리가 까맣게 코팅처리 되어 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새처럼 생긴 그림자가 퍼덕거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포드는 땅에 처박히든지 아니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방탄유리 가장자리에 법인카드를 끼워넣고 살짝 들어올리니 창이 활짝 열렸습니다. 사무실로 들어가자 콜린은 방구석에 웅크리고 바들바들 떨면서 이상행동을 보였습니다.

 

포드는 작업대 위에 검은 원형접시가 놓여져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눈을 꿈뻑이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던 접시 위에 궁서체로 ‘겁내시오 (Do Panic)’라는 글자가 나타났습니다. 벽에는 이런 표어가 걸려 있었습니다. ‘안내서 제 2형 : 당신 차원 가까이에 출간 임박’ 포드는 접시를 소포로 포장해서 수신인과 발신인을 빠르게 적었고 콜린에게 우체통 안에 집어넣어 달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콜린이 우체통으로 들어가자마자 연구실 문이 열리며 괄태충 사내들이 쏟아져 들어 왔습니다. 포드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방탄유리로 몸을 날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보르베우프스트리에 마빈을 두고 다시 우주로 떠난 아서와 펜처치는 이 날도 초공간 비행 우주선에 올라 탔습니다. 아서가 옆좌석에 앉은 펜처치에게 얼굴을 돌리자 그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알아차립니다. 승객명단에서도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태였죠. 승무원은 항의하는 아서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ZZ 9구역 플루럴 Z알파 지역에서 생명이 시작된 존재가 초공간 비행 우주선을 타서 발생하게 되는 모든 위험부담은 우주항공사의 규정상 개인 책임입니다.” ‘뭐야, 펜처치가 지구인이 아니라고?’ 아서는 펜처치를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서는 더 이상 어떤 것도 탐험하고 싶지 않았고, 무언가를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에도 흥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지금은 적당한 행성을 찾아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꾸리고 싶었죠. 아서가 정착할 행성을 찾는 기간 동안은 DNA를 우주은행에 갖다 팔면서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서의 계획에 전혀 없던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그가 타고 있던 초공간 비행 우주선이 중력장에 이끌려 산산조각이 나더니 정체불명의 행성을 향해 추락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아서 덴트는 안전 조치를 익히고 있던 승객이었기 때문에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아서는 거의 망가진 발목을 질질 끌고 낯선 행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라무엘라 행성은 매우 따분한 곳입니다. 문명이라고 말할 만한 게 거의 없죠. 마을 사람들에겐 스래시바그 할아범의 허풍이 텔레비전이자 라디오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피카 새들은 겨울 서리에 대비해 한 껏 털이 찐 상태로 사람들 주변을 날라다녔습니다. 어느 날, 평화롭던 마을 공터에 우주선 한 대가 조용히 착륙했습니다. 해치웨이를 열고 나타난 여자 두 명은 곧바로 샌드위치의 달인이 사는 오두막으로 향했습니다.

 

“트릴리언!” 샌드위치의 달인은 오두막 문을 벌컥 연 여자들 중 한명에게 소리쳤습니다. 트릴리언은 옆에 있는 다 큰 소녀가 아서의 딸 ‘랜덤’이라고 소개했죠. 펜처치가 아니고서야 아이를 가질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던 아서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트릴리언이 말하길,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가지려고 정자은행에 있는 지구인의 DNA를 구매했는데, 남자 지구인 DNA는 아서의 것이 유일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 딸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트릴리언은 우주 특파원 일 때문에 바쁘다며 아서에게 딸을 맡겨 놓고 우주로 떠나버렸습니다.

 

 

아서는 딸 랜덤과 함께 지내다 소포 하나를 받습니다. 소포 위에 적혀져 있는 ‘포드 프리펙트’라는 글자를 보자, 아서는 열어보지도 않고 탁자 위에 그냥 올려 둡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랜덤은 아빠 아서가 샌드위치 칼의 명인을 찾아 외출한 사이 소포를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랜덤이 도착한 곳은 아서가 불시착했던 장소였습니다. 랜덤은 폐허가 된 우주선 근처 동굴에서 소포를 열어보았고, 새 모양으로 퍼덕이는 안내서 제 2형을 만나게 됩니다.

 

안내서 제 2형은 그녀에게 소원 하나를 빌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파괴된 4차원의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지구로 데려다 줄 수 있으니 부모님의 고향에서 소속감이 뭔지 느껴보라고 꼬득였죠. 랜덤이 다른 차원의 지구로 가는 우주선을 보내달라며 소원을 빌자, 하늘에서 은색 우주선이 내려왔습니다. 랜덤은 해치웨이에서 걸어나온 누군가에게 돌멩이를 던져 쓰러뜨리고 우주선을 훔쳐 지구로 떠납니다.

 

뒤늦게 소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서는 겨우 우주선 근처 동굴에 도착했습니다.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포드 프리펙트였습니다! 둘은 스래시바그 영감과 피카 새의 도움으로 시공간을 넘는 짐승을 타고 어느 한 사막에 도착했는데요, 포드는 법인카드 ‘다인-오-차지’를 긁어 사막 어느 바 주차장에 세워진 우주선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뒤따라갔습니다.

 

다른 차원의 지구에 도착한 아서와 포드. 둘은 랜덤이 있는 ‘뉴욕 42번가’ 스타브로 클럽에 도착했습니다. 볼일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던 아서는 낯선 남자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봅니다. 아서는 그를 잘 몰랐기 때문에 의아해했고 남자도 미안하다며 사과했죠. 화장실에 들어간 남자는 몇 초 뒤, 뭔가를 깨달은 듯 문을 벌컥 열고 나와 아서에게 총을 겨눕니다. 랜덤은 아버지를 총으로 겨누는 남자를 보고 먼저 총으로 쏴버립니다. 남자가 손에 쥐고있던 성냥갑이 포드와 아서 앞에 떨어졌습니다. 포드는 성냥갑에 적혀 있는 글씨를 보자 미친듯이 웃으며 아서에게 보여줬습니다. ‘스타브로 물라 베타’ 이 곳 다른 차원의 지구는 아서가 늘 자신의 최후가 될 곳이라고 짐작해왔던 스타브로 물라 베타 행성이었습니다.

 

보그스피어 행성의 사령관 프로스테트닉 보곤 옐츠는 줄줄이 소시지 모양의 지구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직속 상관이 시켰기 때문에 4차원의 지구에 이어 소시지 지구 역시 파괴해야 했는데요, 그가 침략계획을 세우기 전 아서가 행성의 정체를 알게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차원의 지구는 아서가 이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스스로 녹아버렸고 우주의 모든 차원과 모든 시공간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

 

내용이 너무 정신 없다, 정신병자가 쓴 책 같다..등등 많은 혹평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이 책의 본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무리 촘촘히 계획을 세우고 살아봤자 인간의 운명은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고 어차피 죽는 건 매한가지니, 지금 사는게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면 주변사람들에게 잘하는 데에 더 신경쓰는게 어떨까?’ 유머와 휴머니즘이 가득했던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