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장의 기획서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 The One Page Proposal│패트릭 G.라일리│사내커뮤니케이션/의사결정유도/전략기획/계획서아님

 

1980년대 중반, 30대 후반의 사업가였던 저자 패트릭 G.라일리는 모나코에 있는 몬테카를로에 도착했습니다. 그 곳에서 세계 최고의 무기거래상, 아드난 카슈끄지(Adnan Kashoggi)를 만나 신사업 기획을 논의하고자 찾아온 것이죠. 기획서를 제출한 지 몇 개월 지난 후에야 겨우 잡힌 약속이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요트 위에서 그의 무용담을 들어주고 호응해주는 대화에 그칠 뿐이었죠.

 

 

 

그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저자와 카슈끄지는 다시 모나코에서 만났습니다. ‘혹시 몇 달 전 제출한 사업기획서를 검토 중이라고 얘기하려 부른건 아닐까?’하는 기대를 갖고 요트에 방문한 저자는 카슈끄지로부터 뜻 밖의 대답을 듣습니다.

 

 

 

“새벽 1시에 내 개인 요트로 당신을 초청한 이유는 당신에게도 1 page 기획서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함이오.”

 

 

 

패트릭은 생각했습니다. ‘1 page 기획서? 내 기획서가 너무 장황하다는 말일까? 그리고 ‘당신에게도’라고 하는 걸 보니 내게만 가르쳐 주는 내용은 아닌 것 같네. 충격받지 말고 똑똑히 들어보자.’

 

 

 

당시 패트릭이 제출한 사업기획서는 50페이지 분량에 달했으며 회사소개부터 법적고려사항까지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무리 빨리 읽는다고 해도 15분 이상은 족히 걸릴 만한 분량이었죠. 매일 수 십개의 업체에서 날아온 기획서를 검토해야 하는 카슈끄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50장은 과도하게 많은 분량임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아드난 카슈끄지가 저자에게 가르쳐준 1 page 기획서 작성법을 알아보고,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들어 기획서 몇 장을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page 기획서 양식

1page 기획서에는 ‘제목, 부제, 1차 목표, 부차 목표, 기획을 실행해야 할 논리적 근거/이유, 필요한 재정 규모, 현재 상태, 독자가 실행할 내용’을 순서대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게시글에 템플릿(.docx)을 첨부해 놓았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내용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1page 기획서이다보니 들어갈 목차가 매우 간단하다는 사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목차의 내용을 채워넣는 작업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지난번 리뷰했던 책, 바바라민토 논리의 기술을 기억하시나요? 이 책을 참고하시면 내용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본인이 알지 못하는 영역을 빠짐없이 파악하여 숨어있는 문제의 원인을찾아내는 것입니다. 문제의 진짜 원인을 알면 이를 해결할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대로 기획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카슈끄지와 같은 베테랑 사업가들은 문제가 어디서부터 발생하는지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구구절절하게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아이디어를 촉발한 근거를 군더더기 없이 압축한 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추면 됩니다.

 

 

 

#자료조사하기

지금부터는 꼭 필요한 자료조사 방법 몇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① 제안할 사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 무지한 부분을 찾고 보완

 

↓

 

② 기획서를 읽을 대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 기호하는 부분, 기피하는 부분 고려

 

↓

 

③ 조사한 데이터가 확실한 정보인가?

: 통계자료에 오류가 있는지 확인

 

 

첫번째 단계는 본인이 상대에게 제안할 사업과 관련한 배경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단계입니다. 보통은 해당 분야에 경험이 있어야만 기획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기 때문에 웬만한 지식은 있다고 간주하면 됩니다. 이 경우라면 필요한 재정규모가 어느정도 될 지만 파악하면 되죠. 한편,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경우라면 다음의 참고자료들을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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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리서치

구글 : https://www.google.com/

전자공시 : http://dart.fss.or.kr/

KSIC한국표준산업분류코드 : http://kssc.kostat.go.kr/

한국신문협회 : http://www.presskorea.or.kr/

한국잡지협회 : http://www.magazine.or.kr/

 

⁕인쇄물

산업별 연감 및 정부정기간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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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단계는 기획서를 읽을 대상을 얼마나 알고있는지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기획서를 쓰는 이유 자체가 읽는 대상으로부터 투자나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함이기 때문인데, 만에하나 그가 우려하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거나 기호하는 무언가를 빠뜨리게 된다면 기획서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겠죠. 다음과 같이 최종결정자 A가 기호하는 부분과 기피하는 부분을 알아냈다고 한다면, 기획서가 이에 충분히 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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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결정자 A

⁕ 기호하는 부분 : 믿을만한 CFO의 선 검증, 자선사업

⁕ 기피하는 부분 : 주주의 반대, 막연한 자금조달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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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단계는 조사한 정량 데이터가 확실한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획 틀을 짜기 전에 해야 할 작업으로,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기획의 결론 자체가 엉뚱하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최신자료가 아닌 옛날 데이터를 참조하게 된다면 카슈끄지와 같은 베테랑 사업가의 신뢰를 얻기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용 채우기

어느정도 자료조사가 끝났으면 실제로 기획서를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업기획서들은 우리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무기거래, 우주선 전시, 영화 투자, 재건축 등’과 관련되어 있는터라,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내 직접 기획서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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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당신은 가공식품을 제조 및 유통하는 A업체의 MD입니다.

신선식품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B업체의 온라인 마켓에 입점하고자 할 때

어떻게 기획서를 쓰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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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고려한 후 작성한 기획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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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용 돼지고기 브랜드 ‘OO포크’ B업체 입점

400만 캠핑족 겨냥해 캠핑용품 기획전 제안

 

 

 

목표: 아웃도어용 돼지고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OOO산 돼지고기 제안

• 캠핑, 돼지고기, 포크로 검색했을 때 OO포크 브랜드 노출

• OOO산 돼지고기 브랜드 중 ‘OO포크’를 TOP브랜드로 성장시킴

• B업체 신선제품에 고급 브랜드 ‘OO포크’를 추가하며 다양성 증대

• 캠핑용품을 결합한 기획전을 통해 400만 캠핑족을 B업체로 유입

 

 

 

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캠핑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7일, 사단법인 캠핑아웃도어진흥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캠핑족 수는 400만 명에 달하며 지출비용도 해마다 10%씩 증가 중입니다.

 

 

 

이에 따라 캠핑용 식자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선식자재배송을 주력으로 하는 B업체에 캠핑용 돼지고기 ‘OO포크’를 입점시킨다면 잠재적 400만명의 캠핑족을 B업체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캠핑’을 검색하면 OO미트社의 소시지 제품만 뜨고 있기에 제품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으로 캠핑족들에게 신선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캠핑용품 기획전을 주최한다면 캠핑용 돼지고기 브랜드로 입지를 높일 수 있을뿐더러 B업체의 매출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합니다.

 

 

 

타社 제품과 비교

 

제품명	100g당 단가	식감	진공포장	제조일
[OO미트] 소시지	1,531원	짬, 푸석거림	O	17일 이내
[OO포크] 흑돼지 목살	7,116원	신선함	O	3일 이내
[OO쿡] 냉동 목살	3,780원	노린내 심함	X	5일 이내

 

 

재정 :OO포크는 자본금 1억원, 2019년 매출 215억원을 달성한 A업체가 기획하고 HACCP 인증을 받은 C업체가 제조

 

 

 

현재 상태 :OO포크와 캠핑용품을 결합한 기획전을 연 적 없음

 

 

 

실행 :제휴담당자님은 ‘OO포크’ 입점 및 캠핑 기획전에 대한 관심을 회신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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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가 조언해준대로 목차를 잘 지켰을 뿐만 아니라 B업체가 이 브랜드에 입점해야만 하는 근거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담당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면서 기획서가 실제로 집행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죠.

 

 

 

1page 기획서는 이처럼 단 한장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입니다. 다만 모든 기획서가 통과될 거란 환상은 깰 필요가 있는데요, 저자 패트릭 G.라일리는 기획서가 거절당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뿐더러, 만에하나 운이 좋으면 상대방이 동료에게 기획서를 소개시켜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여러분들도 제가 만든 기획서처럼 특정 상황을 가정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려보시는 건 어떤가요? 저자는 독자들에게 피라미드/파나마 운하/후버 댐/콜로세움/만리장성 건설에 대한 역사적 사료를 찾아보고 기획서를 쓰는 연습을 해보길 추천하고 있으니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혹은 기존의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기획서를 한 장으로 압축시키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주,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템플릿 다운받는 곳↓

blog.naver.com/jjg8876/22203278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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