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키메라연구
- 데이터보호
- 스파르타코딩클럽
- 신체증강
- 초사회화
- 해달책방
- 북튜버
- 유발하라리
- 북트레일러
- 책리뷰
- 북리뷰
- 하이프머신
- 뒤센형근위축증
- 애덤피오리
- 은하수를여행하는히치하이커
- 근위축증
- 빡빡이아저씨
- 관심경제
- Hypemachine
- 신체설계자
- 유튜버
- 시난아랄
- 히치하이커를위한안내서
- 분자생물학
- 호모데우스
- 크리스퍼카스9
- 유전자가위
- 2018노벨문학상
- 방랑자들
- 올가토카르추크
- Today
- Total
해달책방
미드 ‘위쳐’ 전개가 불친절하다고 느낀다면 보세요│1편 위쳐 : 이성의 목소리(The Witcher : The Last Wish)│안제이 사프콥스키│게롤트/판타지/넷플릭스/게임원작 본문
미드 ‘위쳐’ 전개가 불친절하다고 느낀다면 보세요│1편 위쳐 : 이성의 목소리(The Witcher : The Last Wish)│안제이 사프콥스키│게롤트/판타지/넷플릭스/게임원작
SEA OTTER'S BOOKSHOP 2020. 3. 16. 13:49위쳐 : 괴물사냥을 주 업으로 하는 돌연변이 인간; 소년시절부터 돌연변이로 성장하는 훈련을 받음; 고된 훈련을 견뎌낸 열명 중 두 세명에게만 부여되는 호칭; 메달을 표식으로 받은 자는 교단을 떠나야 함; 절대 불의에 나서지 말고 의뢰를 받은 일만 해야 함
위쳐가 되기 위해 따라야 할 규율이 많아보이긴 하지만 정작 위쳐가 되고 나면 자유로워진다. 어떤 의뢰를 받아들이느냐 그리고 어떤 괴물을 죽이느냐는 온전히 위쳐 자신에게 달려 있다.
소설 ‘더 위쳐’의 핵심인물인 게롤트는 어렸을 적 케어 모헨이라는 마을에 버려집니다. 이 마을엔 늑대 교단에 속한 위쳐들의 아버지, 베세미르라는 남자가 있었고, 게롤트는 베세미르로부터 위쳐가 되는 훈련을 받게 됩니다. 어느 날, 동료들과 함께 몸으로 약물을 버텨내는 훈련을 하던 게롤트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하얗게 세어버립니다. 다른 동료들은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렸죠. 위쳐 훈련자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된 게롤트는 늑대 위쳐를 상징하는 표식을 받고 케어 모헨을 떠나게 됩니다.
케어 모헨을 떠난 게롤트는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괴물사냥의뢰를 받습니다. 마을을 공격하는 괴물들을 잡아주면 크고 작은 보상을 지불하겠다는 의뢰였죠.
의뢰거리를 찾아 숲을 전전하던 게롤트는 어떤 여자 뱀파이어를 따라가다가 버려진 성 하나를 발견합니다. 게롤트는 그 곳에 살고 있는 괴수 ‘니벨렌’을 만나죠. 니벨렌은 어렸을 적 저주에 걸려 괴물이 되었으며 현재 어떤 여자와 함께 성에서 살고 있음을 얘기해줍니다. 게롤트는 니벨렌의 애인이 성 주위를 떠돌던 여자 뱀파이어가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괴수는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서로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다며 게롤트를 안심시킵니다.
성을 떠난 다음날 아침, 게롤트의 말이 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불길한 눈길을 보였습니다. 급하게 성으로 돌아간 게롤트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한 여인이 분수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죠. 뱀파이어가 게롤트를 공격하자 니벨렌은 긴 막대기를 그녀의 심장에 꽂았습니다. 그녀가 니벨렌에게 다가갈수록 막대기가 뒤로 더 튀어나왔습니다. 게롤트는 본능적으로 칼을 휘둘러 여인의 목숨을 완전히 끊어버립니다.
놀란 니벨렌이 얼굴을 더듬자 느낌이 전과 다름을 알아차렸습니다. 불곰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잘생긴 남자로 변신해 있던 것입니다. 멧돼지 송곳니 같았던 이빨도 인간의 치아로 완전히 되돌아 와 있었습니다. 게롤트는 이 사건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동화처럼 저주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게롤트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의뢰거리를 찾아다녔지만 괴물조차 모습을 드러내지않았습니다. 그는 빈털터리가 되기 직전 외딴 습지대에서 괴물 ‘키키모어’를 사냥해 바닷가의 한 마을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마을을 수호하는 마법사에게 키키모어를 팔 생각이었죠.
마법사가 사는 탑의 문을 열자 게롤트는 깜짝 놀랐습니다. 몇 년 전 어떤 한 궁정에서 그에게 누명을 씌우고 왕에게 이간질까지 했던 마법사 ‘스트레고보르’가 서 있던 것이죠. 사이가 좋을 리가 없음에도 마법사는 게롤트에게 부탁 하나를 합니다. 어떤 사이코패스 여자가 자기를 죽이려고 마을을 찾아오고 있으니 먼저 해치워달라는 부탁이었죠.
위쳐는 인간을 죽이지 않는다며 부탁을 거절했지만 마법사는 ‘검은바다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일식 후 태어난 60명의 돌연변이 여자들이 인간종족을 멸종시킬거란 이야기였습니다. 그들 중 하나가 스트레고보르를 노리고 있는 ‘렌프리’라고 했죠. 게롤트는 미신을 믿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게롤트가 만난 렌프리는 돌연변이라기보다 인간에 가까웠습니다. 작은 제후국의 공주였던 렌프리는 스트레고보르가 보낸 청부살인업자에게 끌려가 죽을 뻔했다고 했습니다. 이후 방랑생활을 하다가 한 농부의 집에 얹혀 지냈는데 매일 밤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고도 했죠. 렌프리는 견디다 못해 낫으로 농부의 목을 잘랐고 그 후 남을 해치는 데에 희열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렌프리의 사정은 안타까웠지만 그렇다고 마냥 살려둘 수는 없었습니다. 렌프리와 여섯 사내들이 시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고 탑에서 마을의 수호자 스트레고보르를 끌어낼거란 소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게롤트는 피해가 적은 쪽, 더 작은 해악을 선택하기 위해 렌프리의 목숨을 끊어버립니다.
게롤트는 신트라의 왕비 칼란테가 부른다는 명령을 듣고 한 연회장을 찾아갑니다. 연회엔 각 국에서 온 사내들이 바글바글 몰려 있었죠. 왕비는 왁자지껄한 틈을 타 게롤트에게 속삭였습니다. “게롤트. 우리 신트라는 섬나라 스켈리게와 반드시 합병해야 해. 내 딸이 운명에 맞는 사내와 약혼할 수 있도록 보장하게나. 성공만 시키면 값은 부르는대로 쳐 주겠네”
조금 뒤, ‘에를렌발트의 고슴도치’라고 자칭하는 기사 하나가 왕비에게 황당한 주장을 합니다. 그는 왕이 죽기 전 공주를 자신에게 줄거라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 한 사내가 분노에 가득차 고슴도치의 갑옷 사이로 칼을 찔러 넣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파베타 공주는 소리쳤습니다. “듀니!”
파베타의 분노가 강해질수록 연회장 건물은 부서져 내렸습니다. 게롤트는 아드 기호를 그려 공주를 멈춰세우고 있었습니다. 혼란스러운 틈에 갑자기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백작 하나가 백파이프 위에 엎어져 주머니를 누르는 소리였습니다. 공주는 그 소리에 어리둥절해하다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열두시 종이 울리자 고슴도치 기사는 윤기나는 곱슬머리와 수염을 가진 사내 ‘듀니’로 바뀝니다. 이 모습을 본 칼라테 왕비는 앞으로 두 건의 결혼식을 할 예정이라며 소리쳤습니다. 하나는 공주 파베타와 사위 듀니의 결혼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칼라테 본인과 섬나라 스켈리게의 기사 아이스트 튀르시치와의 결혼이었습니다.
왕비는 공주를 구하려던 게롤트의 진심에 감동받아 원하는 보상을 마음껏 말해보라고 합니다. 게롤트는 6년 후 신트라에 다시 돌아올테니 공주의 뱃속에 자라고 있는 듀니의 아이를 주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아이를 위쳐의 후계자로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훗날 뱃속의 아이는 ‘시리’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로 성장합니다.
게롤트와 그의 친구 ‘단델라이언’은 술집에서 만난 한 남자로부터 악마를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단델라이언은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위쳐 게롤트를 따라가 악마를 조용히 관찰했습니다. 염소처럼 생긴 악마는 대마와 홉에서 나온 낱알들을 주워 어디론가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게롤트는 악마의 한쪽 뿔을 잡고 밭에서 뒤엉켜 싸우다 말 두 마리가 달려드는 바람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단델라이언이 매듭에 묶인채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게롤트도 마찬가지였죠. 그는 엘프 일곱이 빈 터에 앉아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영토를 뺏기고 세상의 끝자락, 땅끝마을에 숨어 지내게 됐는데 악마를 시켜 인간의 곡알들을 훔쳐왔던 것입니다. 그들은 악마를 방해한 인간들을 죽여야 할 지 말지를 논의하다가 둘 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러자 염소가 온 몸으로 둘을 가로막았습니다.
“옆으로 비켜 토르퀘!” 악마는 엘프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버티고 섰습니다. 잠시 뒤, ‘예언가 릴레’로 불리던 마을의 한 소녀가 걸어 와 엘프들을 보더니 땅끝마을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당장 행동을 멈추고 사는 곳으로 돌아가는게 좋을 거란 무언의 예언이었죠. 엘프들은 릴레에게 무릎꿇고 마을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고결한 죽음을 맞기 직전까지 인간의 영토를 침범치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토르퀘는 둘의 몸을 묶은 매듭을 풀어주었고 셋은 어느 벌판에 도착했습니다. 게롤트는 동공을 조절해 어둠 속에서 책을 읽었고, 토르퀘는 샬마이를 삑삑거렸으며, 단델라이언은 엘프가 준 새 류트를 연주했죠. 셋은 엘프가 사는 땅 끝 마을과 인간 마을의 경계선을 존중하자고 다짐하며 잠이듭니다.
단델라이언 그리고 토르퀘와 헤어진 후 도시를 전전하던 게롤트는 ‘스트리가’를 처치하던 도중 목에 심한 부상을 입습니다.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멜리텔레 성전으로 가 치료를 받죠. 여성을 숭배하는 이 성전에는 네네케라는 이름의 원장이 있는데요, 네네케는 인공동굴을 만들어 온갖 희귀한 약초들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게롤트의 몸을 회복시켜 줄 약물의 재료들이었죠. 게롤트는 약물을 챙겨 어서 성전을 떠나려 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네네케는 혹시 ‘예니퍼’가 올까봐 빨리 떠나려는 거냐고 묻습니다.
예니퍼는 위쳐 게롤트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법사 여인입니다. 지금은 사이가 틀어진 상태였죠. 예니퍼는 어렸을 적 곱추의 몸이었다가 마법사 훈련을 받으며 아름다운 외모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저주에 걸렸습니다. 멜리텔레 성전에서는 예니퍼의 임신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예니퍼와의 만남은 운명에 가까웠습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단델라이언을 구하기 위해 마법사를 수소문하다 만나게 되었죠. 예니퍼는 단델라이언을 회복시켰지만 그 뒤엔 다른 꿍꿍이가 숨어 있었습니다. 단델라이언을 제물로 삼아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소환하려 했죠. 지니는 어둠의 소원을 빌려고 하는 예니퍼를 피하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실에 묶여 뒝벌같이 윙윙거렸습니다.
지붕이 뜯기고 실이 풀리려고 하자 게롤트는 예니퍼에게 몸을 던져 마법을 저지했습니다. 그때, 게롤트는 마지막 소원 하나를 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게롤트는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 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예니퍼가 곱추였던 시절에 어떤 사람이었을지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진실을 깨닫는 순간, 지붕에 묶인 지니가 집에서 분리되어 예니퍼의 목을 조르기 위해 달려들었습니다. 그 때 게롤트는 자신이 소망하는 무언가를 지니에게 빌었고 곧 집은 폭발했습니다.
자기 집이 폭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웃고 있는 엘프에게 사제 하나가 물었습니다. “집이 박살이 났는데 왜 웃고 있는거요?” 엘프는 말했습니다. “낡은 집에 보험을 많이 들어놨거든요!”
멜리텔레 성전을 떠나기 전 단델라이언이 찾아왔습니다. 게롤트와 함께 남쪽에 있는 닐프가드 제국으로 가기 위해서였죠. 게롤트는 어린 사제로부터 여행가방을 넘겨받다가 손이 맞닿습니다. 그때, 사제가 경련을 일으키더니 입에서 피를 쏟아냈습니다. 손이 맞닿은 순간 게롤트의 미래를 내다본게 틀림없었습니다. 가지 말라는 네네케를 뒤로 하고 게롤트와 단델라이언은 닐프가드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몇 년 전 대도서관님의 게임 방송을 통해 위쳐를 알게 되었는데요, 한 두 시간만 하다가 그만두셨지만 그 때 위쳐의 세계관이 방대하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았습니다. 그러다 2019년 12월 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 게롤트는 게임과 드라마 트레일러에서 보던 모습과 달랐습니다. 소설 속 게롤트는 이등신 모험가처럼, 게임과 드라마 속 위쳐는 어깨가 떡 벌어진 괴물사냥꾼처럼 보였죠. 중간 중간 여자를 좋아하는 위쳐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별 다를 것 없는 면모를 많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 분들도 눈치채셨겠지만, 소설 ‘더 위쳐’에선 디즈니 동화를 판타지 소설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부분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알라딘, 공주와 개구리,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신데렐라까지 섞여 있죠. 책은 이성의 목소리 외에도 일곱 시리즈로 이어진다고 하니, 작가 안제이 사프콥스키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일 지 궁금하신 분들은 더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