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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테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리테일의 미래 (The future of retail business)│황지영│보이스 쇼핑(Voice-activated shopping) 본문

책 리뷰

리테일테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리테일의 미래 (The future of retail business)│황지영│보이스 쇼핑(Voice-activated shopping)

SEA OTTER'S BOOKSHOP 2019. 8. 4. 15:22

앞의 이야기는 책 ‘리테일의 미래’에서 다루는 10가지 기술 중 몇 가지를 적용한 상상에 불과하지만,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편의점이나 할인마트 같은 소매업을 리테일 비즈니스라고 부르는데, 업계에서 쓰이는 과학기술은 ‘리테일 테크’라고 부릅니다.

 

리테일 테크를 자세히 알아보기 전, 미래의 소비를 주도할 Z세대에 관해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Z세대는 1997년 이후 태어나 올해 기준 만22세 이하인 인구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후 스마트폰과 거의 한 몸처럼 살아 오고 있죠. Z세대의 어플리케이션 이용량 중 유튜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유튜브 제너레이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세대입니다.

 

Z세대의 공통된 특징은 7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전 세대보다 위험을 쉽게 감수하며 오히려 재미있어 한다 2) 미래에 대비해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고자 하며 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3) 어리지만 가계 지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친환경이나 사회정의에 전 세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5) 특별하게 선호하는 상품 브랜드가 없는 편이다 6)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면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7) 쇼핑을 맘 먹을 때는 상품 그 자체보다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국, 미국, 중국 별 Z세대의 소비문화를 살펴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1) 한국 : 한국 Z세대의 소비 패턴은 ‘편의 추구, ‘정의 추구’, ‘호갱 거부’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가정간편식인 HMR시장을 키우고 있으며 갑질을 하는 기업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불매하기도 합니다. 중고거래를 할 때나 암호화폐를 살 때 잘못된 판단을 한 사람을 보고 흑우, 호구, 호갱이라고 놀리며 스스로 똑똑한 소비자가 되려고 합니다. (2019 4조원 예상)

 

2) 미국 : 2008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되면서 미국의 Z세대는 10대 때부터 굉장히 현실적인 경제관념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들은 대출과 지출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돈을 벌고자 노력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10대 중 70퍼센트가 이미 20세 전에 유튜브를 운영하거나 장사(레모네이드), 피아노 레슨을 하면서 돈을 버는 연습을 시작 한다고 합니다.

 

3) 중국 : 중국의 Z세대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으로 인해 유명 소셜미디어나 언론에 전혀 접근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이들은 중국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애용하고 있는데 왕홍이라고 불리는 유명인들의 영향을 받아 쇼핑을 하는 편입니다. 중국의 Z세대는 2020년까지 중국 내 전체 소비의 40%를 자치할 정도로 압도적인 소비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합니다.

 

리테일 기업들은 기존과 전혀 다른 전략으로 Z세대에 접근해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앞서 살펴본 무인 편의점과 같이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언택트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미래’ 리뷰 영상에서 살펴 본 ‘아마존 고’도 언택트 매장의 한 사례입니다.

 

언뜻 보면 미국이 언택트 오프라인 매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5천개의 무인매장을 영업 중이며 이 중 78.5%가 모바일 무인결제가 가능합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가세하며 2022년까지 한화 310조가 넘는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편, Z세대에 대한 전략 중 하나이지만 리테일러에게 위협이 되는 기술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바로 지난 영상인 ‘이게 경제다’에서 잠깐 다룬 ‘블록체인’인데요,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를 하게 되면 내역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 인솔라(INS;insolar)는 이 장점을 이용해 일반 소비자와 지역 생산자를 직접 연결합니다. 덕분에 판매를 중개하는 리테일러 없이도 제품의 출처와 관리상태를 신뢰할 수 있게 되죠. 리테일러가 제품에 붙이던 30% 정도의 비용이 빠진 가격으로 제품을 거래할 수 있기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제품을 합리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워런버핏과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은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는 있지만 아직 데이터 무결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데이터 무결성은 데이터가 누락되지 않고 정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물 인터넷을 활성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기 때문에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생태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중,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에 주목해봅시다. 에코의 알렉사를 이용하면 목소리만으로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맞는 제품을 즉시 추천해줌으로써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축소시켜 주죠.

 

전통의사결정모델

필요인지→정보탐색→비교결정→구입→구입 후 평가

 

보이스쇼핑시대 의사결정모델

필요인지→구입→구입 후 평가

 

알렉사의 상품 추천 알고리즘 중 하나인 아마존 초이스가 어떤 방식으로 선정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한 가지 추측은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 제품인 PB(Private Brand)제품을 늘려가면서 아마존 제품만 추천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란 점입니다. 알렉사의 빠른 의사결정이 신규 브랜드가 진입할 수 없는 장벽을 칠 수도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죠.

 

초거대 유통기업이 시장을 장악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가 상품 카테고리의 대명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셀로판 테이프를 스카치 테이프로, 접착식 메모지를 포스트잇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이를 브랜딩이라고 부릅니다.

 

브랜딩 전략을 더 알아보고 싶으신 기업 실무진이나 마케팅 전공생들이라면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렇다면 저와 같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책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요? 저자 황지영 교수는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 직업군을 추천해줍니다. 리테일 테크가 실업자를 대거 양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2025년 주목해야 새로운 직업

- 가상공간 디자이너

- 디지털 문화해설가

- 사물인터넷 데이터 분석가

- 퍼스널 콘텐츠 큐레이터

- 인간과 로봇관계를 중재하는 윤리기술 변호사

 

이들 직업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요, 통찰력, 감정, 공감력, 창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네 가지 능력은 감성을 바탕으로 키울 수 있는데, 토익시험처럼 단기간에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이나 네트워킹을 통한 간접경험 그리고 직접경험이 감성을 입체적으로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능동적으로 경험하는 훈련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